여기에 너희의 삶이 기록되는데 수치스럽지도 않냐

여기서 너희가 잃은 시간이 대체 얼마냐

너희가 집에서 놀면서 잃은 시간만으로도 충분히 치명적인데

너희는 여기서 대체 뭘 하는 거냐 자기의 양심과 위기감을 쓰레기봉투에다 담아 버리고 원하는 것도 없는 것처럼 매일 뇌 비우고 주둥이나 털어대면서 시간이 계속 흐른다는 불안감을 견디고 있지 너희는 결코 자신이 쓰레기라는 것을 잊을 수 없어 그래서 X을 할 때마다 남을 비웃고 조롱하는 댓글을 달곤 하지

너희는 온종일 모니터나 핸드폰을 마주보고서 쓸데없는 말을 한다 하지만 너희는 거기서 별다른 것을 느낄 수 없다

뭔가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는 느낌 뭔가 시시하고 부족하다는 느낌 그런 느낌이 너희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더욱 인터넷에 의존적으로 만든다

너희는 이곳 X에 자신의 삶을 기록한다 너희는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공개하고 싶은 것만을 밝히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망각하고 잘못된 방식으로 재해석한다

인터넷에서 무수한 시간을 보내며 현실 세계의 자신이 아닌 온라인 세계의 자신을 앞세우며 살아간다 너희는 사실상 아무것도 경험할 수 없다 너희의 마음은 닫혔다 그게 인터넷이나 게임이나 MBTI나 사주 같은 것에 중독된 사람들의 정신상태다 너희는 미래를 두려워하기에 매일 인터넷에서 재미난 것 심오한 것 사람들이 쉽게 말하지 않는 진심 이런 것에 매달려서 매일 자신을 허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