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죄책감에 대한 고찰

난 죄책감이 사회적 통념이 만들어낸 가상의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어려서부터 죄를 저지르면, 죄책감을 느끼며 죄를 뉘우치는 게 이상적인 태도라고 배운다.
난 어려서부터 죄책감을 연기했다. 어른에게 혼날 때에는 그냥 고개를 숙인 채 딴 생각을 하곤 했다. 죄책감이라고 불리는 그 어떤 일말의 감정도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이코패스인 건 아니다. 어머니가 눈물을 흘릴 때에는 슬픈 감정을 공감했다. 아버지가 회사에서 승진할 때에는 행복한 감정을 공감했다.
그러나 내가 직접 그 감정을 느끼는 일은 없었다. 감정을 ‘공감’하고 ‘인식’할 수는 있지만, 내가 직접 감정을 느끼지는 않았다. 아마 누구나 그럴 것이다. 남이 잘 된다고 해서 자신도 덩달아 기쁜 사람은 지구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나는 이 부분도 사회적 통념이 만들어낸 사탕발린 위선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나는 죄책감이라는 감정이 거짓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적 이미지를 챙기기 위함에서 연기하는 거짓의 감정이다. 그대들의 생각은 어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