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것에는 마음이 먼저 간다
처음 이 텀블러를 본 순간, 시선이 끌렸다.
누가 봐도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이었다.
SNS에서도, 쇼핑몰 리뷰에서도 호평이 많았고, 일상 속 작은 사치를 누리고 싶은 마음에 결국 ‘구매’ 버튼을 눌렀다.
‘매일 아침 이 텀블러에 따뜻한 커피를 담아 출근하면 기분이 다르지 않을까.’
그런 상상을 하며 택배를 기다렸다.
처음엔 좋았다, 정말 잠깐
제품이 도착했을 때는 생각보다 고급스러운 패키징에 감탄했다.
뚜껑의 마감도 깔끔했고, 무게감도 나쁘지 않았다.
사진보다 실물이 더 예뻤다는 흔한 구매평이 이 텀블러에 딱 들어맞았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비워진 상태’일 때의 이야기였다.
진짜 문제는 물을 담고, 온도를 유지하고, 실제로 일상에서 써보기 시작한 뒤부터였다.
다양한 텀블러 제품들
실망은 아주 일상적인 순간에서 시작되었다
첫 번째 문제는 ‘보온력’이었다.
뜨거운 커피를 담고 사무실까지 도착했을 땐 이미 미지근해져 있었다.
텀블러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열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했다.
‘아예 보온이 안 되는 것도 아니고, 미묘하게 어정쩡한 상태’는 오히려 더 불편했다.
시간을 예상할 수 없고, 언제 식을지 몰라 따뜻함을 기대할 수 없으니 신뢰가 가지 않았다.
두 번째는 세척의 문제였다.
뚜껑 구조가 복잡해서 구석구석 닦기 어려웠고,
한 번이라도 우유나 당이 들어간 음료를 담으면 냄새가 금방 배었다.
디자인은 귀여운데, 냄새가 빠지지 않는 귀여움은 애물단지가 되기 쉬웠다.
다양한 텀블러 제품들의 사진
결국 책상 위 인테리어 소품으로 남다
몇 번의 사용 끝에, 나는 이 텀블러를 더는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이제는 책상 한쪽에 놓여 있는 장식품이자, ‘한때의 소비’를 떠올리게 하는 물건이 되었다.
예뻐서 샀지만, 실용성이 따라주지 못했던 제품.
감성에 취해 클릭했던 그날의 선택은, 결국 ‘사지 말걸’이라는 말로 돌아왔다.
‘사지 마라’는 짧지만 솔직한 충고
누군가는 단지 귀엽고 예쁜 물건을 원할 수도 있다.
그 목적이라면 여우 텀블러는 훌륭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텀블러’라는 이름 아래 기능을 기대한다면,
이 제품은 그 기대에 응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 글을 남긴다.
‘사지 마라’는 말은 무심해 보이지만,
실은 한 번 경험해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가장 짧고 정확한 충고다.
감성은 예쁠 수 있어도 일상에서는 잘 모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