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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센스 PC 연결 리뷰 – 뛰어난 잠재력과 아쉬운 호환성

얼떨결에 듀얼센스를 구매해서 PC에 연결해봤다. 원래는 PS5에서 최적화된 기능들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당장 PC에서 활용할 만한 지원 게임이 거의 없어서 살짝 허탈한 기분이 들었다. 소니가 새로 선보인 이 컨트롤러는 ‘적응형 트리거’나 ‘햅틱 피드백’ 같은 독특한 기능으로 차별화를 꾀했지만, 정작 대부분의 PC 게임에서는 기본 버튼 입력만 인식할 뿐, 특유의 기능들은 거의 활용되지 않고 있었다.


먼저 디자인이나 그립감 부분만 놓고 보면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듀얼센스는 듀얼쇼크 시리즈와 달리 좀 더 인체공학적인 라인을 갖추고 있고, 양쪽 손잡이 부분이 안정적으로 잡혀서 장시간 플레이에도 피로도가 비교적 덜했다. 표면 재질도 미끄러움을 방지하면서 촉감이 부드러워서, 묵직하게 잡히는 느낌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실제 플레이로 넘어가면 문제는 호환성에서 생긴다. 예전에 Xbox 패드를 사용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PC 환경에서는 Xbox 패드가 사실상 표준 역할을 한다. 그래서 많은 게임이 그냥 플러그앤플레이로 100% 자연스럽게 인식해버린다. 반면 듀얼센스는 여전히 일부 설정이 필요하거나, 인게임 버튼 아이콘이 Xbox 기준으로 표시된다. 물론 스팀을 거쳐서 듀얼센스 지원을 어느 정도 해주는 게임도 있지만, 그마저도 햅틱 피드백이나 트리거 저항 같은 핵심 기능까지 온전히 지원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래서 체감상 “엑박패드 하위호환”이라는 말에 공감하게 됐다. 그냥 일반적인 컨트롤러처럼 버튼 입력과 진동 정도만 느낄 수 있을 뿐, 듀얼센스만의 특장점인 트리거 구간별 저항이나 세밀한 진동 효과는 거의 경험하지 못했다. 이 부분이야 소니가 공식적으로 PC 드라이버나 API를 더 열어준다면 개선될 여지도 있지만, 현시점에서는 그저 잠재력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기대를 가지고 산 사람이라면 “PC에서 이 돈 주고 굳이 듀얼센스를 살 필요가 있었나?”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특히나 스팀에서 제공하는 컨트롤러 설정으로도 듀얼센스 특유의 기능을 온전히 활용하기는 어렵고, 일부 설정을 마친 뒤에도 게임마다 제약이 크다. 그렇다고 듀얼센스가 절대 못 쓸 정도로 불편하다는 건 아니지만, 단순 ‘기본 패드’ 이상을 기대하는 사람에겐 분명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다.

결국 나처럼 듀얼센스의 신기술을 체험해보고 싶은 PC 게이머에게는, 아직까지는 만족스러운 환경이 아니었다. 반면, 단순히 디자인이나 소니의 패드 감성을 좋아하는 정도라면 한 번쯤 시도해볼 가치는 있다. 실제로 손에 잡히는 느낌이나 기본적인 진동 감각은 훌륭하지만, 그걸 뛰어넘는 ‘PS5 전용’ 기능들은 PC에서 거의 개방되지 않았다는 게 현실이다.


총평하자면, 듀얼센스는 분명 멋지고 편안한 컨트롤러지만, 아직 PC에서 활용도가 제대로 열리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 많은 게임이 듀얼센스를 지원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지금 당장은 “그냥 엑박패드 하위호환 느낌”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그래도 “앞으로 업데이트나 패치가 나오면 어떨지” 하는 기대는 남아 있으니, 당분간은 서브 패드로 가끔 사용하는 정도로 만족하려 한다.

다시 말해, PS5 없이 오로지 PC에서만 쓰기 위해 듀얼센스를 사려는 사람이라면, 호환성 문제를 염두에 두고 신중히 고민하는 게 좋겠다. 지금 이 순간에 확실한 호환성과 편의성을 원한다면, 여전히 Xbox 패드 쪽이 안전한 선택인 건 사실이다. 물론 디자인이나 감성 면에서 듀얼센스가 끌린다면, 기대치 없이 가볍게 시도해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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