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의 역사

한반도에서 설거지는 꽤 오랫동안 자리 잡혀있던 현상이다.

다만 최근 설거지론이 이렇게까지 불타오르는 이유는 “설거지와 뒤틀린 여성 인권 향상의 조화”로 더이상은 보고만 있을 순 없는 상황까지 왔기 때문이다.

우리 부모님 세대나 그 윗 세대, 아니 그보다 더 위를 보더라도 여성은 결혼을 통해서 본인의 지위를 바꾸거나 심할 경우 그 집안의 신분까지 바꿔버리는 그야말로 집안을 통채로 식기세척기에 넣어버리는 것이 가능했던 시기가 존재했다.

이러한 관점으로 보면 설거지는 단순히 특정 시대의 이슈가 아니라 인류의 역사를 관통하는 이론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게한다.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왜 지금까지 잘(?) 유지되어 왔던 설거지가 2021년에 와서 이렇게까지 불타는가?”를 논할 필요가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그릇의 태도와 심경 변화”가 아닐까 조심스레 의견을 제시해 본다.

과거 설거지를 감행했던 일부 여성들은 본인을 깨끗하게 해준 설거지스트를 이용하긴 했지만, 그에 맞는 대가를 철저히 수행했고 상식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잘 유지해왔다. 그것은 아마 우리가 잘 알고있는 보편적인 엄마, 아내의 모습일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모든 아내와 엄마가 그릇이라는 건 아니다)

하지만 현재는 어떠한가. 아침밥? 안해줘. 집안일? 나눠해. 월급은? 아내 다 주고 용돈 받아 써. 취미생활? 내무부 장관 허락 없인 엄두도 못내. 이게 설거지스트의 디폴트값이고 행여나 아이라도 생기면 그때부턴.. 말을 아끼겠음

‘그릇의 태도와 심경 변화’는 여성 인권 향상이라는 명목으로 최근 5년간 벌어진 뒤틀린 현상으로 인한 결과물 중 하나이다. ‘해달라니까 진짜 해주네?’라는 여론이 형성됐고 그렇다면 “내 행동과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것을 요구”하는 단계로 발전한다. 이것이 바로 “책임 없는 권리”인데 뭔가 익숙하지 않은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제서야 제대로 된 변화의 바람이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이미 설거지를 마치고 고무장갑을 벗어던진 사람들에겐 미안하지만 당신들의 희생 덕분에 우린 조금은 정상적인 미래를 꿈꾸게 됐다.

잊지말자, 그들의 희생을. 우리의 남은 시간(진짜 할 거 다 하고 남은 시간)은 그들을 위해 보답하며 살아야 할 것이다. 그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이혼남들이 떳떳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GIVE YOU ONE LAST CH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