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중학교 3학년 새학기가 시작되고 처음 남녀합반이라 애들끼리 어색하고 아직 알아가는 사이였음 나는 원래 친하던 애들이랑 같은반 되서 좋아하고있었는데 나랑 놀던애들이 어떤 여자애랑 친하듯이 대화하고 있더라고 그때 그 애를 처음 보자마자 든 생각이 ‘존나예쁘다’ 딱 이거였음.. 더도말고 덜도말고 걍 존나 내 이상형 근데 얘가 성격이 되게 털털하더라고 여자애들보다 남자애들이랑 더 많이 어울려노는 그런애들 있잖아? 딱 그런 타입이었음 쨋든 걔가 갑자기 나한테 말을 걸더라고.. 너는 어디초에서 왔냐 뭐 좋아하냐 그런것들.. 당시 여자와의 대화라고는 초등학교시절 내 옆자리에 배정돼서 X같다고 찡찡울던 여자애 달랜기억밖에는 없는데 갑자기 존나이쁜애가 와서 말을 거니까 어버버 하면서 병신같이 대답했는데 얘가 귀엽다면서 툭툭 치더라고.. 그래서 X 얘 나 좋아하나 라는생각에 자존감이 올라가더라.. 그 이후로 서로 얘기도 주고받고 어느정도 호감을 쌓은 것 같았어 몇 달 뒤.. 당시가 러시아월드컵 하던 시기였거든 그래서 몇달안본 나의 병신같은 축구지식을 카톡으로 걔한테 뽐내며 혼자 존나 씨부렸어.. 근데 걔가 착한건지 아님 축구를 좋아하는건지 다 잘 받아주더라 그러다가 독일전을 2대0으로 이긴걸로 막 얘기하고.. 그렇게 잘 지내다가 8월이 끝나갈 무렵 어찌어찌하다 걔랑 친구들이랑 영화를 보러갔어 영화보고 옆에서 같이 얘기하면서 길을 걷는데 얘가 갑자기 넘어진거야 놀라서 바로 부축해주려는데 실수로 얘 가슴을 살짝 만졌어.. 촉감이 느껴질정도로.. 그리고 놀라서 바로 손을 치우고 괜찮냐고 물어보는데 얘 얼굴이 살짝 빨개지면서 얘가 원래 좀 장난끼가 많은 목소리인데 되게 부끄러운 목소리로 괜찮다고 하더라고.. 그 사이에 애들은 언제 갔는지 앞에서 빨리오라고 하고있고 걔를 부축하고 가려는데 얘가 내쪽으로 얼굴을 좀 기울이더라.. 진짜 그 순간 심장이 쿵쾅쿵쾅뛰고 진짜 잊고싶지 않은 순간이었어.. 그렇게 밥먹고 집을와서 걔한테 잘 들어갔냐 다리는 괜찮냐 물어봤는데 원래의 장난끼있는 말투는 사라지고 좀 진지한 말투로 괜찮다 오늘 고마웠다고 하더라.. 그 후로 우린 서로 살짝 썸타는듯한 느낌으로 카톡도 주고받고 전화도 하고 둘이 밥도먹으며 지내는데 내가 고백경험도 없고 연애경험도 없어서 어떻게 내 마음을 전해야 하나 고민하고있는 와중에 걔한테서 전화가 오더라고 평소랑 똑같이 뭐하냐 심심하다 하며 대화하는데 내가 어디서 나온 자신감인지 ‘아, 지금이다. 지금이 타이밍이다’ 라며 걔한테 말했어 “나 너 좋아해..” 걔는 한 5초간 말이 없다가 “어? 뭐라고?” 라며 정말 안들렸다는 듯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말하더라.. 순간 심장이 쿵쾅거리면서 ‘아 X됐다, 나 까였구나’ 라는 생각에 황급히 엄마가 불러서 끊어야겠다 라는 병신같은 변명을 하며 전화를 끊었어.. 그리고 지금 그 일 이후로 3일째인데 아직도 걔한테 연락이 없어.. 이거 완전 까인 거 맞지..?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