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집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모르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흰 종이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