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내가 이렇게 태어나길 바란 게 아니야… 이렇게 태어난 내가 나도 너무 너무 싫고 역겨워. 난 마음속에 항상 자기혐오를 가지고 살아. 왜 난 동성애자로 태어났을까… 하면서 말이야. 나도 이렇게 태어나고 싶지 않았다고, 정말이야.
근데 세상은 나도 싫어 죽겠는 이런 내 모습을더러 정신병이니, 괴물이니, 사탄이니, 죄악이니 하더라.
기도도 해봤어, 예전에. 제발 이성애자가 되게 해달라고. 밤새 울면서 빌었다?
근데 그게 되겠어? 선천적으로 그렇게 태어난 게 바뀌겠냐고.
후천적으로 동성애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난 아니야. 동성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거나, 동성 친구의 우정을 사랑으로 착각했다거나 그런 적 없거든?
그냥 성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부터, 동성에게 성적으로 흥분을 했단 말이야. 선천적 동성애자에게 성적 지향이란 마치 키나 생긴 외형 같은 것을 바꿀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근데 그런 와중에도 내가 사랑하는 우리 아빠 입에서 동성애는 짜증난다, 내가 가장 친하다고 생각하는 친구들 입에서는 동성애는 쏴죽여도 무죄다란 말이 쏟아져 나오더라. 정말 마음이 찢겨져나가는 기분이 들더라고. 물론 내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겠지.
동성애를 싫어하는 마음을 너무 너무 이해해. 정말 공감하고… 자연스러운 반응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 근데 아무리 그래도… 마음 아픈 거는 어쩔 수가 없더라.
나도 내가 동성애자인 게 너무 싫고, 또 까발리는 순간 내가 손절당할까 봐… 그게 너무 무서워서 커밍아웃도 못 한다. 그러면서도 항상 아, 내가 이 사람들을 속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또 죄책감 들고 괴롭고.
난 내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너무 역겨워서, 연애하고 싶은 생각도 전혀 없어. 근데 또 가끔씩은 너무 외롭더라… 또 아기는 낳고 싶은데 그러려면 이성 하고 잠자리를 해야 되잖아? 그 사람을 사랑하는 척, 이성애자인 척 하면서 말이지. 그건 한 사람 자체를 완전히 속이는 행동이잖아. 그건 해선 안 되는 짓이지.
결국 그렇게 평생 애인도 아이도 없이 혼자 살아갈 생각만 하면 너무 착잡하고 서글퍼. 너무 슬프고 힘들어.
그렇다고 또 죽기는 싫다? 죽는 건 너무 무섭거든. 최대한 오래 살고 싶어.
가끔 이렇게 현타가 온다…
국내야구 갤러리에다 이런 건 정말 미안하지만… 어디 하소연할 데가 없어… 익명의 힘을 빌려서 한 번 끄적여봤다…
혹시나 욕하거나 그런 댓글 달 생각이 있다면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주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