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에서 4호선으로 갈아탄다.
사람이 가득 찼다
홍수같은 인파속에 묻혔다
남자들은 자기나름대로의 멋있는 옷을 입고 있고
여자들은 얼굴을 가꿨다
동대문역을 지난다
그 많던 사람들이 조금은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숨쉴 틈은 생겼지만 여전히 빽빽한 지하철이다
성신여대입구를 지나고
길음역을 지난다
지하철이 탈 만해진다
코트를 입은 예쁜여자들이 여전히 몇몇 남아있다
그러나 열차가 점점 종점으로 다가갈수록
지하철 안은 점점 적막해진다..
노원역에 도착한다
마지막 남았던 예쁜 여자 몇 명
젊은 남자 몇 명이 내려버린다
이제 지하철 안은 썰렁하다
마주편에 앉은 아줌마 한 명
저 건너편에 앉은 못생긴 여학생.
상계역을 지난다
몇몇 아줌마와 아저씨가 내린다
이제 지하철 안은 정말로 볼품없는 사람들 뿐이다
노가다 뛰는 아저씨
꾸밈없는 여학생
빠글머니 아주머니
그리고 내가 있다
당고개역에 도착했다
기사가 우리역의 종점임을 알린다
카드를 찍고 밖으로 나온다
찬공기가 나를 엄습해온다
나 X는 길을 걸으며 지하철에 많던 사람들을 돌아본다
그리곤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을 본다
저 당고개역 맞은편 산속에는 쓰러져가는 우리집이 있다
나는 참 볼품없는 사람임을 느끼며 집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