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한테 이거 보냄

이것이 아버지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고하는 저의 진심일것입니다.

그렇기에 끝까지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솔직히 아버지가 무섭습니다.

제일 무서운게 아버지에요 어떤 의미로든지요.

아버지에게 전화가 가는것,아버지가 기분 나빠하시는 것

제가 이렇게 아버지를 무서워 하는 이유는 아버지의 표정을 쉽게 읽을수 없어서 일 것 입니다.

그렇기에 지금 생각해보면 무의식중으로 아버지를 파악 할수있게

둘이 있을때 아버지에게 민감한주제를 던지어 표정의 변화를 관찰 했던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자퇴한다고 말하고 한동안의 소동이 끝난 이후 전 항상 남들과 똑같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 이후 저는 노력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출결적인 부분에 있어서 아버지에게 연락이 가지 않도록

출석부분에있어서는 성실히 임했지요. 여기엔 당시 담임 선생님의 긍정적인 영향도 컷던것같습니다.

하지만 남들과 같아야만 한다는 부담감은 하루가 지나도 이틀이 지나도 저에겐 여전히 컷던 것 같습니다.

의견과 주관을 죽였고 무조건적으로 순종하면서 익살이라는 수단을 배워서 점점 그들에게 동화 되어갔지요.

그게 아버지 눈밖에 나지않으며 공동체라는 세상에 절 표현하는 방법이었고 하루하루 감정을 죽이며 위화감이 들지않도록

그저 친구들에게 실없고 생산성은 없지만 웃기기에 좋은 야화에나 나올법한 그런이야기들을 늘어놓는 것이 제 삶이었습니다.

하지만 항상 뒤에선 나 자신을 표현할수없게된 내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서서히 잊어가다 완전히 까먹어버린 제가 제 자신이 두려워졌습니다.

서서히 앞에선 마냥 학교에서 제일 웃긴 아이였지만 뒤에선 그에 비례하여 누구보다 더러운 마음을 가지고있는 괴물로 자라나 버린것같네요.

자존감은 더 이상 없었고 작은행동에도 의미부여를 하는 피해망상에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남들에대한 열등감과 그것에서 비롯된 내면이 아닌 외면에대한 집착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크게 제 마음속에 면죄부로 존재했던 위선에 전 표면적으로 착한 친구,잘 웃는 아이,웃기는 아이 라고 기억되고 회자될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마음속 뒤틀린 부분은 조금씩 깊어지지만 그것이 익숙해져 무뎌진지 오래 될 때 즈음 결국에는 안좋은 부분이 표면위로 올라오더군요.

항상 혼자 걸을땐 나빼고 다 없어졌으면 좋겠다느니 길가는 연인,가족들을보며 나는 이런데 너희들은 왜 그렇게 좋은 표정을 하고있냐느니..

열등감과 자괴감에 세상을 삐뚤어지게 보고 상처받기 싫어 부숴버리고 싶다는 충동이 조금씩 조금씩 들어갔습니다.

얼마전 아버지가 다치셨을때를 X점으로 이것은 더욱 심화되었지요.

아직도 생생합니다. 처음에 은직이형한테서 얘기를 들었을땐 쿵, 하더군요. 무언가, 무언가 심각하게 잘못된것같았습니다.

아버지 걱정에 발을 동동구르며 집에도 찾아가보고 어떻게 하냐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불안해하고 은직이형한테 또 친구 친척한테 하소연하며 눈물도 흘렸습니다.

별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에대한 걱정 직후 바로 들었던 생각은

‘내 모든걸 포기해야겠구나’ 였습니다. 연애도 결혼도 꿈도 집도 모든것을 포기한체 나를 버린체 이제 아버지를 위한삶을 살아가야 되는구나

일순간 모든것을 잃어버린 놔버린 허무,공허함 이 감정을 너무나도 크게 느꼈습니다.

또 처음에 느꼈던 감정이 순전히 아버지를 향한 걱정이 아닌 앞으로의 나 자신의 걱정이었던 것이었을까 싶어 저를 향한 자괴감도 깊어졌으며

혹시 그것이 참된것이라면 아무도 사랑해본적없는, 사랑이란 감정을 느껴본적이없는 저는 일반적인 공동체에 사람들과 다르다는 생각에 공포심도 커졌습니다.

이 이후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이전과 비교해더욱 커졌고 또 새로나타난 악재에 우리집안만 이런일이 일어난다며 열등감도 더더욱 커져나갔습니다.

점점 표면에 위선으로써 간신히 존재해오던 익살들은 깨져갔고 보잘것없는 내 자신에 비해 화려했던 내 주변것들을 부시고 싶다는 충동은 저를 점점 더 잠식해 나갔습니다.

성욕도없고 식욕도 잘 없고 잠도 안오더군요.

그래서 평소에 서로 악감정이있던 학우에게 이 모든것들에 영향을받아 미워하고 한번만 걸려라는식으로 나왔는지 모릅니다.

결국 어제 불미스러운 일이 터졌죠 별것도 아닌일로 시비건것으로 오해하여 참을수없는 충동과 욕구에 몸을 맏기고 학우에게 몸을 내던져 멱살을 잡은후 주먹을들고 위협했습니다.

중간에 한 친구가 말려 일은 일단락 되긴 하였지만 전 무서워졌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누군가를 다치게 할수있다’,’이 충동을 제어하지 못할수도 있다.’

실제로 오늘도 학교에서도 몇번이고 비슷한 충동을 느꼈습니다. 그럴때마다 병실에 누워계신 아버지의 얼굴이 생각나 부끄럽고 또 한편으론 억울하더군요.

‘나만 참으면서 살아간다.’라는 시덥지도않은 생각에 말입니다. 세상모두가 다 아픔이 있는데 말이지요.

하지만 이런 이상적인 생각이 들수있으면서도 계속 앞서 적은 충동과 그를 뒷받침하는 자기합리화가 계속 머릿속에 맴도는 것은 멘탈적으로 한계라는 뜻이겠지요.

그렇기에 쉬고싶었습니다. 지금처럼 클래식 음악에 글을쓰며 마음을 정리하고 깨져버린 위선을 다시 만들고자 했습니다.

내가 상처받는것이 싫듯이 저도 남에게 상처를 주는것도 싫으니까요.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이런 저를 이해 못하셔도 미워하셔도 좋습니다.

전 그럼에도 아버지의 아들 이도경으로써 존재하고 살아갈테니까요.

그냥 제가 여태껏 말하지 않았던 진심을 이번 기회를 빌려 말하고싶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친구 때려서 학폭갈뻔함

2.현타와서 쉬고싶어짐

3.아버지가 나보도 힘드냐길레 그냥 쉬고싶다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