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불타죽은 사람들.txt

1987년 12월 20일 밤에 벌어진 필리핀 국적 여객선 ‘도냐 파즈 호’와 마찬가지로 필리핀 국적 유조선인 ‘벡터 호’가 충돌한 해상 사고. 무려 4,375명이 죽은 참사로, 인재로 분류되는 해난 사고 중 사망자 숫자 1위이자 비전시 상황에서 일어난 선박 사고 사망자 수 1위다.

1987년 12월 20일. 도냐 파즈호는 수도 마닐라에서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내려는 승객들을 한 배 가득 싣고 레이테섬을 떠나 마닐라로 향하던 중이었다.

대다수 승객이 잠자던 오후 10시 30분 8,800톤 가솔린을 적재한 유조선 벡터호와 부딪혔다. 가솔린이 새어 나오며 불이 붙었고 벡터호와 도냐 파즈호는 화염에 휩쓸렸다.

근처 바닷물까지 이 화염에 휩쓸리면서 온도가 급속도로 올라가 불바다에 수온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바닷물까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결국 모두가 즐거워야 할 크리스마스 주간 여행은 생지옥이 되고 말았다.

도냐 파즈호에서는 4,388명에서 단 24명(비율상으로 따지면 겨우 0.55%), 벡터호에서는 13명 가운데 2명만 살아남았다. 모두 4,375명 사망. 그리고 생존자 모두 지독한 중화상을 입었다.

심지어 이 바다에는 상어가 가득했다. 사건 이후 상어들이 몰려와 죽은 시체들을 먹어치워 수색에 나선 수색대는 총으로 상어를 쏘면서 시체들을 인양해야 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이들의 증언에 의하면 시체들은 화상으로 훼손이 심했고, 화상을 입지 않아도 펄펄 끓는 물에 죽은 시체가 많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