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일병때 외출로 혼자 아웃백간썰 푼다.. txt

때는 정확하게 1년하고 5개월 전
군대 들어가서 3개월만에 받은 첫 외출이라서 개인적으로 기대가 컸다
당시 우리배가 수리에 들어갔기 때문에 인력부족으로 휴가인원 제한이 있었고
결국 혼자서 외출을 나갔다
지금 생각하면 참 병신 같은 게 
나는 오랜만에 사회의 온기와 호화스러움을 느끼고 싶어서
저녁을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결정했고
남정네들끼리 가는 건 X병신 같은 그림일 것 같아
혼자 나온 지금뿐이 기회라 생각하고 바로 혼밥 달려갔다
10만원짜리 커플 스테이크 코스 먹을 생각에 부푼 기대를 안고 
진해에서 창원중앙 아웃백까지 택시타고 찾아갔는데 
막상 문열고 들어가는 순간 뭔가 X됐다 싶었다
일병 짬찌 하정복 입고 ‘1명이요’ 이러는데
카운터 누나가 잘못 들었는지 ‘2명이요?’ 재차 묻고
나는 혼자서 왔다고 한 세번은 말했다
이건 양반이고 남자 종업원들이 나랑 눈 마주칠 때마다 웃는데
진짜 영업용 미소가 아니라 찐으로 행복해서 웃는 미소더라
상식적으로 어느 병신이 정복입고 아웃백 스테이크 혼자 썰러 오냐고 ㅋㅋ
진심 자기혐오랑 비루함 별거 별거 다 느껴졌다
그래도 블랙셰프 커플세트 10만원어치 먹을꺼니까 행복했고
음식 나와서 칼질 좀 시작하려는데
갑자기 X 우렁찬 박수소리와 축하송이 나온다
옆자리 애새끼가 생일이였던거임
거기서 진짜 기분 개X같아가지고 고기맛은 모르겠고 빨리 처먹고 나왔다
나가면서까지 남자 종업원들은 웃더라
진짜 불행한 하루였음
그러고 나서 복귀하고 사관실 들어가서 외출 다녀왔다고 신고하는데
당직사령이 어디 다녀왔냐고 묻길래 보고는 정직해야하니까 있던 얘기 다했다
소령님도 솔직히 ‘ㅋㅋ 병신’이라면서 놀릴 줄 알았거든?
근데 무슨 메뉴 시켜 먹었는지 맛은 있었는지 물어보더라…
든든하게 먹고 왔으니까 힘내라고 위로해주셔서
진짜 감동받았거든
다음 날 X 함 총원이 나보고 블랙 앵거스라고 놀렸다
배 내릴 때까지 그렇게 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