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제 생일이었거든
낮엔 친구들 만나고 밤엔 여사친 만나서 그냥 저녁먹고 산책하면서 노가리까고 있었단말야
어젯밤에 날씨도 개좋았던거 알지?
바람 선선하고 가로등에 의존하면서 가로수길 걷는데
은은한 비냄새?풀냄새? 나고 막 드라마에서나 보던 그런 데이트같았거든 ㅋㅋㅋㅋ
근데 얘가 자꾸 손이 툭툭 부딪히게 걷는거야
그러더니 ‘그래도 밤되니까 춥긴춥다 나 수족냉증때문에 손발이 시려 ㅋㅋㅋ’ 하는거야
그래서 야 뭐가추워~~ 손 봐바 하고 두손으로 걔 손 포개서 꾹 누르고 있는데 쫌 뻘줌했음 ㅋㅋㅋ
분위기 이상해서 어 어 차갑긴 하네,, 하고 손 뗐는데 얘가 반댓손도 녹여달래서
어휴 애기네애기~~ 하고 똑같이 해줬는데
얘가 꼼지락꼼지락 하더니 깍지를 끼는거야
‘야.. 손시려서..’ 하면서 겁나 부끄러하는데 진짜 너무 귀여웠다
그래서 그상태로 한 한시간은 공원길 걸어다니면서 수다떨었는데
얘 통금이 열두시라 슬슬 헤어져야해서 내가 걔네집까지 데려다준다고 했거든
그래서 손잡은채로 걔네집 아파트 단지까지 갔는데 솔직히 손잡는 내내 땀이 너무 나서 좀 쑥스러웠음ㅋㅋㅋㅋ
그래서 걔네 아파트 입구까지 갔는데 그 머라하냐 아파트 들어가는 문 앞에 계단 있잖아
난 계단 아래에서 잘가라고 손흔들고 걔도 가려고 하는데
얘가 생일선물 준다고 눈감고 손내밀라는거야
근데 아까 밥먹을 때 이미 옷 선물받아가지고
속으로 ‘뭐지 손편지라도 썼나 ㅋㅋㅋ’ 하면서 눈 감고 손내밀고 있었다?
얜 ‘눈 절대 뜨지마~~’ 해서 꾹 감고 기다리는데
내 뺨? 귀?를 양손으로 잡은채로 마스크 위에 뽀뽀를 하는데
놀라서 바로 눈떴는데 눈마주치면서 실실 웃더니 잼써따~~ 조심히가 하고 다시 도도도도 계단 올라가서 아파트로 들어가더니 빛의 속도로 사라지더라
진짜 존나 설렜다 어제
그상태로 굳어서 한 5분 있었음ㅋㅋㅋㅋㅋ
친구들한테 말하기도 부끄럽고 그런데 얘 귀여움은 세상에 알리고 싶어서 여기에 익명으로라도 남겨본당
너네도 너무 방에만 있지 말고 가끔 친구 만나면서 쉬고 해 요즘 밤에 선선하니 날씨 좋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