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론은 확인사살에 불과할뿐
결혼이라는 제도는 오래전부터 서서히 망가지고 있었다.
알파메일은 결혼이라는 시스템 아래에서
여성에게 요구할것도 얻을것도 없다
사실혼과 법률혼의 차이는
오직 이혼의 어려움밖에 없다.
그런 알파메일을 갈망하는 수많은 여성들의 무기는
석기시대부터 그랬듯이 미와 순결이다
소수의 남성이 다수의 여성을 가지던 사회에서
처녀의 절개는 단순한 성 경험 여부에 그치는 것이 아닌
굳건한 신뢰의 상징이자 충직감의 증명이었고
남성들은 자신을 위해 절개를 지킨 여성과 평생을 함께하였다
그러나 여성이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였던 혼전순결은
여성을 옭아매는 족쇄로 치부되어 점차 사라지게 되었고
색욕에 사로잡힌 젊은 수컷들과 이미 처녀성을 상실한
여성들의 처녀 무용론은 이를 더욱 더 가속화하였다
눈앞의 쾌락을 좇던 자유로움의 대가로
자신을 증명할 가치를 섣불리 잃게 된 것이다
혼전순결은 그렇게 사라졌다
순백의 웨딩드레스도 사라질것이다
순수의 상징이었던 면사포도 사라질것이다
아버지의 손을 맞잡고 버진로드를 걷는 의식도
그 길의 끝에서 기다리고 있는 신랑도
그 모든 퍼포먼스도 사라질것이다
설거지론은 결혼이라는 제도의 마지막을 장식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