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부대 병사”살려달라는 사람속출..지옥이었다”

청해부대 34진(문무대왕함)의 승조원 A씨는 지난 2일 함내 첫 코로나19 유증상자가 발견된 시점부터 귀국 때까지의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지난 20일 공군 다목적공중급유수송기(KC-330) 편으로 성남 서울공항으로 귀국한 청해부대 승조원 301명 중 현재까지 27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 중 한 사람인 A씨는 현재 수도권 소재 군 시설에 격리돼 있다. 군 당국은 승조원들에게 언론 접촉 금지령을 내렸지만 A씨는 “상황 발생 후 상부 지시들이 현장과 장병들의 고충에 대한 이해 없이 내려온다고 느껴져 답답했다”며 22일 중앙일보의 전화 인터뷰에 응했다.


Q : 환자들은 제대로 치료받았나
A : 모두가 맡은 일이 있고 한 명이 빠지면 다른 누군가의 일이 배로 늘어난다. 아프지만 다른 전우들에게 미안하다며 일을 하는 전우들도 많았다. 처음 증세를 보인 조리병들도 기침을 하면서도 계속 조리를 했다. 밥은 먹어야 하지 않나. 다들 타이레놀이나 테라플로 몇 알 복용하며 버텼다.
Q : 언제 코로나19인 걸 알았나
A : 임무 수행이 불가능한 지경이 되자 증세가 가장 심한 6명을 상륙시켜 검사를 받았다. 전원 확진 판정을 받았고 그제서야 다들 ‘이게 코로나19였구나’하고 알게 됐다.

Q : 부대 지휘부는 어떻게 대처했나
A : 의무실에선 열만 내리고 심한 증세만 없다면 완치판정을 내고 일과로 돌려 보냈다. 열이 완전히 내리지 않은 환자들도 체온이 40도 가까운 환자들이 하루 10명씩 쏟아지자 의무실을 비워줘야 했다. 나중엔 누가 환자이고 아닌지 구분도 안되고 격리 기준도 무의미해졌다. 피 가래가 나올 정도로 증세가 심해 여기 저기 살려달라는 사람이 속출했다. 지옥이 따로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