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넓은 운동장에 둘이 마주보면서 걸어와서…
“야 니가 웅담이냐? 내가 너한테 현피뜨자고 했던 나경몬이다”
이러고 서로 말없이 주먹을 나누면서..
겉보기엔 꼴사납지만 그래도 서로에겐 세상에서 가장 중대한 인생을 건 현피를 끝낸 다음에..
피투성이 멍투성이가 된 채 큰대자로 드러누워서 하늘을 바라보다..
“야 웅담이”
“뭐 새꺄.”
“미안했다.”
“…그래 나도.”
이런 퉁명스럽고 짤막한 화해로 그 동안의 증오를 눈녹듯이 녹이고..
서로 인생의 격정을 헤친 죽마고우처럼 친구가 돼서 술 한잔씩 하면서..
“야 근데 넌 왜 X목 안 하냐?”
“.. 난 X목 못 해.”
“왜?”
“나경몬 너처럼 사람들 기억에 남을 자신이 없다.”
“지랄하네 새끼가.”
“뭐?”
“내가 있잖아. 내가 널 기억할텐데 뭐가 무섭냐?”
이런 심금에 울리는 대화를 나누고..
2차로는 찜질방에 가서..
서로 등 밀어주다 자연스레 성기에 손이 가고..
늦은 새벽 사람 없는 탕 속에서
“웅담아 넣을게..”
“살살 넣어 들키면 X돼 진짜- 읏-!”
난 탕의 열기랑 취기 때매 이성의 끈을 놓은 채 미친듯이 허리를 놀리고..
웅담이는 필사적으로 신음소리 안 내려고 입을 틀어 막고..
그런 끈적한 우정을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