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 임신했다.

나이는 19이고
고3이라 집에서 지원도 빵빵하게 해주고
나도 힘든거 아니까 용돈 좀 쥐어주고 했는데
이 년이 우리 모르게 남자 사귄건지 아님 원나잇이라도 한건지
어제 임신테스트기 들고 거실 나와서 얘기했다.
자기 임신했다고.
아빠는 그냥 바로 말없이 티비끄고 방들어갔고
엄마가 붙잡고 욕하고 따지고 
나는 옆에서 말리고
집안 다 풍비박산 나는 줄 알고 무서웠다.
근데 그 상황보다 더 무서운게 있더라
애아빠가 누군지 모르겠단다.
미친년.
어이가 없었다.
엄마는 울고있고 내가 물어봤다.
관계를 여러명이랑 갖은거냐, 아님 일방적인 폭행을 당한거냐,
술 마시고 저지른거냐
대답안하더라.
마음 같아선 때려 죽이고싶은데
얘가 우니까 또 그러진 못하겠더라.
그냥 어젯밤은 그렇게 한바탕 소동으로 지나가고
오늘 아침 아빠가 말없이 일찍 출근했다.
엄마도 나한테 밥해놨다는 얘기하고 출근했다.
동생은 방에서 안나왔다.
저녁이 되서 엄마 아빠 집에 다 오고
아빠가 동생을 불렀다.
안나오더라. 어제 저녁이후부터 지금까지 방안에서 안나온다.
무서운 생각도 든다. 아빠가 우는거 처음봤다.
아빠는 딸이 저런것도 화나고 집안 망신이라 화나고
근데 화는 못내니까 우는거같다.
엄마는 그냥 누워있다. 모르겠다 이제.
그냥 차라리 쟤가 저 방안에서 죽어있으면 좋겠다.
그냥 학업스트레스로 죽었다고 얘기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솔직히 난 동생이 조금 부끄럽다.
아니 많이 부끄럽다.
미성년자면서 아빠 될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고 애를 만들어왔다는게 진짜 한심하고 부끄럽게 느껴지더라.
그냥 
죽어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