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끝내주게 가난했던 시절 썰풀어본다…

20대 초 X…
끼니 굶을만큼 찢어지게 가난했던 어린시절

냉장고에 반찬은 무슨.. 김치조차 제대로 없어가지고
오래돼서 다 누래지고 말라비틀어진 맨밥 퍼먹고
다 쉬어버린 김치 남은 찌꺼기에 밥비벼먹고 그랬음

참기름도 없이 간장이나 고추장에만 밥비벼먹음

가끔 라면 끓여먹을때 그땐 너무 어렸어서
하나를 다 못먹었음
먹다가 반정도 남은 라면 냉장고에 넣어놓고
다음날 또먹음
차갑고 퉁퉁 불어터진 라면 숟가락으로 퍼먹었다

그리고 나름의 특식이 있었는데
밀가루 있으면 밀가루에 물이랑 소금만 타서 부쳐먹었음
계란 있으면 이 하찮은 밀가루부침개에
계란도 넣어먹는 사치도 부리고 했다
그땐 이게 진짜 맛있었다 ㅋㅋ
간장 찍어먹으면 끝내줬음

이시절 외가쪽에 재산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자 이런 지원조차 하나도 못받은것임
그래서 저런대로 살았음

지금은 아무쪼록 잘 돼서
큰 부족함만 없이 살고있지만

아무튼 저런 아픈 추억이 있음

밀가루에 물,소금,계란만 까넣은 부침개
특별한 맛도 없고 가슴아픈 추억의 조각에 불과하지만
가끔 생각나서 해먹곤 한다

그때는 끝내주게 맛있었음